#28 Episode: "Cities - 도쿄 워크샵" | 第28話「CITIES - 東京ワークショッ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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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싱가포르에 살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가깝고 일처리가 빠른 공항 덕분에, 정말 부담없이 비행기를 타러 갈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 ybp 3인방이 갖은 이유를 대고 홍콩 워크샵을 다녀왔던 것 처럼, 이번에는 도쿄를 그렇게 갑자기 다녀왔다. 그럼에도 핑계를 몇 개 뽑아보자면,
1) 옷: ybp 모두 옷을 사랑한다. 멋진 일본 브랜드 옷들을 산 후 솔솔 바람이 부는 날씨를 느끼며 그 자리에서 언박싱 후 바로 입고 싶었다. 룰루레몬 상하의보다는 긴바지와 얇은 재킷이 입고 싶었다.
2) 음식: 그냥 맛있는 일식이 너무 먹고 싶었다.
그리고 역시나,
3) 술: 술과 함께 멋진 ‘심포지엄’을 만들고 싶었다. 도쿄에서의 심포지엄 - 그냥 뭔가 싱가포르보다는 낭만있게 들린다(심포지엄에 대해 처음 들어보신다면 - [#27 현대인의 심포지엄]을 참고).
이렇게 훌쩍 떠난 3박 4일의 도쿄 여행은 1만5천보/日 를 꼬박꼬박 채우고 매일 최소 3차 이상의 술집을 방문하며 3.4초만에 끝나버렸다. 그렇다고 놀기만 한건 아니다. 이번 2호 잡지의 주제인 ‘Cities’를 구체화하였고, 또 더이상 young하지 않아질 때까지 ybp를 계속하자는 결의도 있었다. 중간 중간에는 돈키호테 cm송과 시누노가 이와, 그리고 남상(ナムサン)을 위한 깜짝 생일선물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즐거움’이 있었다.
그럼 도쿄 워크샵 이쿠조~
[나레이션] (웅성웅성 산발적인 대화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 | 도쿄의 내추럴 와인바)
“도시는, 언제나 무언가를 품고 있다.”
“빛과 그림자, 따뜻함과 쓸쓸함.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가끔은 이 도시가 우리를 지켜주는 것 같고…”
“…어쩔 땐, 아무 말 없이 등을 돌리는 것만 같아.”
“이건, 세 명의 편집자들이 도시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조용한 이야기.”
—『YBP 매거진 2호 : Cities』,
[등장인물]
남 상 ナムサン (30살, 남자)
츤데레. 말은 툴툴거리지만 늘 제일 먼저 챙기고 속마음 들키면 진땀 흘린다. 감정 폭발은 “흥… 됐거든!” 스타일.
설 상 ソルサン (28살, 여자)
냉정한 천재. 말에 감정은 거의 없지만, 말끝의 냉철함에서 깊은 사고가 느껴진다. 무표정한데 설득력이 넘친다.
박 상 パクサン (26살, 여자)
소심하고 섬세한 감성러. 언제나 말조심, 표정 조심. 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이 묻어난다. 타고난 재능을 알아채지 못한 주인공.
[본편 대사] (최대한 한국어에 가깝게 번역해본다-)
남 상: 저, 저번에 정한 거 기억 안 나!? 2호 주제… ‘시티즈(Cities)’로 간다구! 딱히 내가 고집한 건 아냐! …그냥, 너희가 좋다니까… 바, 바보들 같긴…
설 상: 기억은 나. 다만, 다시 정리해두는 게 나쁘진 않지. 충동적인 결정은 나중에 번복되니까. 그게 언제였더라… 논의 중 흐름이 그렇게 흘렀던 거였지. 후우… 소우 유우 코토다요.
박 상: 어, 어… 그때 우리가 우리 또래 사람들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야기하던 중이었어… 그 얘기 하다가, 어쩌다 보니 ‘공간’ 얘기로 바뀌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된 거였던가…?
남 상: 하… 뭐, 어쨌든 간에! 우리 시골 사는 것도 아니고! 도시에서 살고 있으니까, ‘도시’ 이야기로 흘러간 거지! 완전 당연한 흐름이라고! …괜히 나한테 뭐라 하지 마, 설 상! 쯧… 츤데레 아냐, 진짜로!
설 상: 그 판단은 타당해. 우리가 도시에서 겪는 경험들—살고, 이동하고, 관계를 맺고—전부가 소재가 되지. 도시라는 배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구조적 요소야. 소우 유우 코토다요.
박 상: 응… 특히 우리처럼 가족이라는 울타리 없이 혼자 도시에서 살아가는 경우엔… 그 환경이 주는 분위기나… 감정 같은 게 훨씬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 혼자인 게 너무 크게 느껴져서…
남 상: 에, 예를 들어 보자면 말이지!? ‘알래스카에 있는 오두막에서 다섯 식구가 함께 산다’… 그거 들으면 따뜻하고 푸근한 이미지잖아!? 근데 ‘알래스카 원룸에서 혼자 사는 서른두 살 남 상’이라 하면… 으으… 뭔가 되게 비참하지 않냐!?
설 상: 흥미로운 포인트야. 그런데 그런 사례를 들지 않아도, 이번 2호 준비하면서 쓴 아홉 개의 기사들 전부 도시와 관련이 있었지. 전혀 의도한 게 아니었는데 말이야. 유우엔… 아루카모 시레나이.
박 상: 응… 결국 우리가 ‘사는 이야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도시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 같아… 그게 우리 ybp가 사는 곳이니까…
지나가던 미역: 고양이가 세상을 구한다!
[씬 마무리] (내추럴 와인바 밖을 비추며)
"도시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선택’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ybp에게, ‘어디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많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2호 ‘시티즈(Cities)'에서는 사소한 일상, 음식, 여행, 인간관계, 삶의 결정, 이 모든 것을 포함한 총체적인 도시 경험에 대해 담으려 한다..
그럼 다음 에피소드에 이어서…"
[보너스 장면: 와인의 제 1 요소, 즐거움]
도쿄하면 나마비-루 (ナマビール, 생맥주)나 사케를 떠올리기 쉽지만, 쥐라 와인만 취급하는 와인바가 있을 정도로 특색 있는 와인바를 다양하게 가진 도시이기도 하다. 이번 워크샵에서 고삐 풀린 채로 좋은 와인바들을 들를 수 있었다. 좋은 와인 한병이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지만, 꽤나 자주 숙취와 함께 어제 먹었던 ‘그 와인’ 뭐였지, 무슨 맛이었지, 진짜 맛있었는데... 하는 질문들이 머릿속에 둥둥 떠오른다. 좋은 와인의 맛을 판별하는 3대 요소가 아로마, 복합성, 피니시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마음대로 3대 요소의 우위에 1대 요소를 놓았다. “즐거움!” 아로마, 복합성, 피니시는 몰라도 확실히 즐거웠던 와인바 세 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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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ori: 요츠야 (yotsuya) 뒷골목 우설로 유명한 탄야키 시노부 (tanyaki shinobu)에서 두눈이 떠지고 번개가 뇌를 스쳐가는 우설을 양껏 먹고, 아라키초까지 걸어가는 길에 발견한 와인바이다. 유럽 시골풍의 아늑해보이는 외관이었는데, 문을 여니 열댓명 정도의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살짝 더운 공기와 말소리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 턱시도스러운 정장을 갖춰입은 인상 좋은 사장님이 지금은 자리가 없다고 미안하다며, 대신에 괜찮다면 야외에 테이블을 깔아줄 수 있다고 제안해주셨다. 와인 추천을 받는데, 알고 보니 뉴질랜드에서 생산되는 와인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었다. 사장님 친구분이 생산하셨다는 와인을 선택했다. 사장님은 우리가 싱가포르에 사는 한국인이고, 도쿄에는 관광 왔다는 사실을 신기해하셨는데, 마침 가게 안에 있던 도쿄에 살고 있는 한국분들도 소개해주셨다. 알고보니 관광객보다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와인바를 찾아온다는 골목이다. 이 골목 한복판에서 우리는 “짠”을 외쳤다. 이 와인 바의 이름은 ‘Chiori’. 사장님 부부의 이름을 하나씩 따서 붙인 이름이라고 했다. 이후에 찾아보니 매일 구워내시는 효모빵과 다양한 종류의 뉴질랜드 와인을 글라스로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시부야 크로싱에서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를 경험할 수 있다면, Chiori에서는 도쿄 뒷골목 한켠의 작고 아늑한 공간에서 친절함과 함께 시간이 멈춘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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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시부야에 위치한 스탠딩 내추럴 와인바이다. 미닫이 문을 열면 살짝 낮은 천장의 작은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네 명의 각기 개성 넘치는 사장님들이 빵을 굽고 요리를 하거나, 손님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가게 뒷편에는 작지만 천장까지 꽉찬 와인창고가 있었다. 여러 종류의 내추럴와인을 글라스로 먹을 수 있는데, 우리는 ‘펑키 오렌지 내추럴 와인 바틀’을 추천 받았다. 한입 마시자마자 침샘이 바로 자극되는 맛이었다. 여기에 염통과 파 구이, 화이트 라구 파스타와 같은 핫 & 콜드 디시를 곁들였는데 모두 정성스러운 디시들이었다. 젊은 장소에서 바글바글 거리는 분위기와 다양한 맛의 내추럴 와인을 경험하고 싶을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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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nt Mimi: 메구로 (megro) 역 앞에 있는 가정식과 와인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이모가 요리를 해주시는 것 같았는데, 낮은 의자며, 고양이 장식이며, 정갈하지만 각기 다른 식기들이 심야식당이나 카모메 식당에서 본 것 같은 일본 가정집에 놀러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구운 오니기리, 계란말이, 튀긴 오뎅, 포테이토 샐러드 .. 이외에도 많은 스몰 디시들을 여러개 시켜서 (또) 오렌지 내추럴 와인과 함께 먹었다. 에피타이저에서 메인디시에 가까운 순서대로 차례 차례 내어주시거나 고수를 먹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실하게 알기 위해 휴대폰 번역기까지 들고 오시던 친절함이 기억에 남는다. 점심에만 판매하는 고로케와 가정식 세트도 유명하다. 에비스나 나카메구로에서 열정적인 쇼핑에 피곤해질때쯤 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따뜻하고 속편한 식사를 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つづ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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しぬのがいい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