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화물 컨테이너 사이의 미술관

Editor: 황남규 @nwangerd


때는 지난 7월 한국 출장, 요아정이 핫하다는 말을 그제서야 듣고 무려 4만 원을 들여 주문한 요아정을 지인들과 먹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지금 한국 아트선재센터에서 ‘호추니엔’이라는 싱가포르 작가의 전시가 한참 진행 중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2가지 지점에서 생경함을 느꼈는데, 우선 예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했던 싱가포르에서 호추니엔이라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미디어 아티스트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번째 생경함을 느낀 지점은, 이 전시가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과 협업을 통해 진행된 전시라는 점이었다. ‘내셔널 갤러리’도 아니고, 대관절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은 어디란 말인가?

이후 싱가포르에 돌아와서 여느 때와 같이 일과 일상에 지쳐 재충전이 필요해졌을 시점에 나는 그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에 가보기로 결심했다. 너무 기대감이 없었던 탓이었을까, 결론은 만족이었다. 이 좁은 나라에서 각자 메마른 예술적 감성을 채우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든 ybp를 위한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리뷰>, 지금부터 시작해보겠다.

1. About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Singapore Art Museum, SAM)은 홈페이지의 소개를 인용하자면, 현대 미술을 동남아시아 지역의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들어진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우선 큰 문제가 몇 가지 있는데, 객관적인 문제로는 미술관이 꽤나 이상한 장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버프런트 MRT에서 비보시티 반대 방향의 화물 컨테이너들 한가운데에 위치해있다 (한편으론 굉장히 힙한 장소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셔틀이 별도로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떨어졌다. 주관적인 문제로는 미술관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나의 좁디 좁은 expat 네트워크 내 그 누구에게 물어봐도 이 미술관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다.

이 두 가지가 문제인 이유는, 미술관 자체는 내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건물에는 그 본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설 갤러리들도 함께 위치하고 있다. 그 중에는 도쿄, 서울에 위치한 화이트스톤 갤러리도 있다. 이처럼 미술관 자체 전시뿐만 아니라 각 사설 갤러리의 개성있는 컬렉션도 함께 한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의 정말 큰 장점이다. 더불어 화물 창고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외관과 실제 건물을 오르내리며 사용하는 화물 엘리베이터는 싱가포르에서 찾을 수 없는 ‘힙스터’ 감성을 채워주는 것은 덤이다.


2. 전시와 사진: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자체 전시는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전시가 9월 22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올라퍼 엘리아슨은 덴마크 출신으로 자연과 인간, 그리고 환경 문제 등에 대한 성찰을 설치 미술을 통해 관객과 소통해오고 있는 작가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작가라고 하니 한번 쯤 방문하여 빛과 조형, 물, 그리고 영상으로 구현된 작가의 문제의식을 경험해봐도 좋을 것 같다. 성인 기준으로 티켓 1장에 20SGD. 간단히 전시를 느낄 수 있도록 아래 사진 몇 장을 함께 첨부한다.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5층에 위치한 화이트스톤 갤러리에는 11월 10일까지 중국의 현대 미술 작가 7명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현대 미술 역시 개인적으로는 낯선 주제였기 때문에 흥미롭게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 가격은 16SGD.

그 외에도 여러 사설 갤러리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무료 관람이 가능하기에 간 김에 쭉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나는 ybp의 대표주자로 작품에 대한 가격 문의는 하지 않았다.

©Olafur Eliasson <Your Curious Journey> | Singaore Art Museum


©Olafur Eliasson <Your Curious Journey> | Singaore Art Museum

©White Stone Gallery Singap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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