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팝업 플레이리스트 코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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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짜 주말 날씨네요” 얘기가 절로 나오는 토요일 오후였다. bras barah 지역의 작은 아티스트 레시던스 공간에서 ybp의 첫 싱가폴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우리를 발견해 초창기 기사부터 읽어주신 분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팝업이 있기까지 여러 준비가 필요했다. 공간에 틀어놓을 음악도 그중 하나였다. 2호 cities와 관련된 것이면서도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으면 했다. 가끔 대화에 공백이 생기더라도 분위기를 맡길 수 있는 그런 음악 말이다.
팝업이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어 그 시간을 꽉 채울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했다. 팝업만을 위한 하나의 트랙처럼 들려졌으면 좋겠다. 세 에디터의 기사들과 연관된 음악을 구성하다보니 장르적으로 다양해졌는데, 인디록, 얼터너티브와 일렉트로닉이 주를 이룬다. 거기에 재즈, 팝과 한국 인디/힙합 음악 한 스푼을 넣었다. 잔잔하게 신나는 전자 음악, 인디 팝으로 시작해서, 이탈로 하우스 같은 춤을 안 출 수 없는 곡으로 이어지다 재즈와 한국 록으로 마무리된다. 셋 리스트와 함께 각 트랙에 대한 코멘트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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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I Love You but You’re Bringing Me Down — LCD Soundsystem
장르: Indie rock, Dance-punk | 국가: USA | 연도: 2007
‘Happy Stupid Timezone’, 바르셀로나 프리마베라 여행기에 소개되었던 곡이다. 뉴욕이라는 도시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상처와 실망, 고립감도 느끼는 모순된 감정이 그려진다. -
L’Ancienne — Djrum
장르: Electronic, Ambient/IDM | 국가: UK | 연도: 2025
프리마베라를 통해 알게 된 DjRUM의 이번년도 출시된 앨범 Under Tangled Silence에 실린 곡이다. 클래식한 피아노 사운드로 도입부가 열리고 전자 음악이 뒤섞이며 확장된다. L’Ancienne은 고전적 방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
Lazy Afternoon — The Roots
장르: Hip hop, Jazz rap | 국가: USA | 연도: 1995
처음 들었을때 여유로운 주말 오후에 한물간 뉴욕의 동네 스탠딩 피자집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늘어져도 팬시하게 늘어져있고 싶을때 추천한다. -
Ceiling — Issy Wood
장르: Indie pop | 국가: UK | 연도: 2024
객원 에디터 민경의 ‘ybp 관찰일지’ 기사에 소개된 Issy Wood의 곡이다. 회화와 음악을 병행하는 예술가로 이 곡에서도 가사 (Been learning how to walk on the ceiling)나 드럼 비트가 더해진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몽환적이고 비일상적인 느낌을 준다. -
Julia — DON WEST
장르: Indie pop, Funk | 국가: Australia | 연도: 2025
새로운 감정이 시작되는 설렘과 즐거움이 느껴지는 곡이다. -
Hell of a Ride — Nourished by Time
장르: Alternative pop, Synthpop | 국가: USA | 연도: 2024
프리마베라를 통해 알게 된 아티스트로, 1990년대 R&B에 여러 팝 요소를 결합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인다. R&B 위에 1980년대 드림팝과 전자음악 요소들이 섞인 스타일의 곡이다. 선택지 없이 휘말린 오늘의 상황, 내일에 대한 불안감, 그로 인한 고통스러움을 얘기하지만 동시에 그 경험의 강렬함을 인정하는 모순된 감정에 대해 얘기한다. -
Wild On the Isle — Fontana, Ketty
장르: Italo House | 국가: Italy | 연도: 1960s
신나는 음악에 하우스와 디스코가 빠질 수 없지! -
Crazy People — Nourished by Time
장르: Alternative pop, Synthpop | 국가: USA | 연도: 2025
도대체 광기와 정상의 기준이 무엇인데? Hell of a Ride가 좋았다면 Crazy People도 분명 좋을 것이다. -
Naked in Manhattan — Chappell Roan
장르: Pop | 국가: USA | 연도: 2022
제목에서도 느껴지지 않는가? 뉴욕의 도시 이미지와 사랑이 섞이며, 도시의 열정과 낭만이 느껴지는곡이다. -
Adore You — Harry Styles
장르: Pop | 국가: UK | 연도: 2019
해리 스타일스가 빅토리아 시크릿 런웨이에서 모델들의 육체적인 아름다움을 대놓고 관망하는 다른 가수들과 달리 상대의 눈을 보고 공연하는 것이 바이럴된 적이 있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그의 가사에도 잘 녹아든다. 사랑을 표현하고 싶지만 동시에 조심스러운 마음도 함께 감지되는 곡이다. -
Don’t Delete The Kisses — Wolf Alice
장르: Alternative Rock | 국가: UK | 연도: 2017
망설임, 자기검열의 독백이 점점 커지는 전개와 록의 조합이 특징이다. 단 한곡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하우스파티에 빠질 수 없는 곡이다. -
I Wanna Be Myself — The Rimshots
장르: Funk, Disco | 국가: USA | 연도: 1976
서울에는 20세기의 서브 장르별 바이닐을 보물찾기할 수 있는 중고 바이닐샵들이 많은데, The Rimshots도 보물찾기를 하던 중 알게 된 밴드이다. 편안한 밴드 사운드에 반복되는 ‘i wanna be myself’ 가사가 편안함을 준다. -
Real Life — ear
장르: Electronic | 국가: Israel | 연도: 2025
오른쪽, 왼쪽 귀를 오가는 전자음의 도입부가 인상적이다. -
GO BABY — Justin Bieber
장르: Pop, R&B | 국가: Canada | 연도: 2025
17살의 baby를 부르던 저스틴 비버가 로열한 지지를 보내는 파트너와 가족이 생긴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곡이었다. young broke professional인 우리는 5년 후에는 무엇을 얘기하고 있을까. -
I think about it all the time — Charli XCX
장르: Hyperpop | 국가: UK | 연도: 2024
최근 결혼식으로 화제되고 있는 Charli XCX가 모성, 인생 계획, 변화하는 정체성을 고민한 감정이 드러난 곡이다. 수만 관객을 휘어잡는 슈퍼스타도 친구들과의 저녁 자리에서는 가족을 언제 만들지 고민을 얘기할 것만 같아 그녀에게 더 공감되고 좋아하게 된다. -
Triple 7 — Japanese Breakfast
장르: Indie pop | 국가: USA | 연도: 2016
Japanese Breakfast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Michelle Zauner의 솔로 프로젝트이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밴드명은 특별한 의미보다는 약간 아이러니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선택했다고 한다. 대중에게는 자서전 ‘Crying in H Mart’로 많이 알려져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써 겪는 정체성 혼란, 경험, 치유와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
SUMMER DAYS — You Hee Yeol
장르: Pop, Ballad | 국가: South Korea | 연도: 1997
‘내가 서울을 사랑하는 이유’에 소개된 곡으로, 한강 다리를 지날때 버스 창가에 들으면 좋을 청량한 곡이다. -
Make Me Feel — oskar med k
장르: House, Electronic | 국가: Sweden | 연도: 2024
중독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찾아보니 emotive house music과 serene pop 사운드를 찾아가는 젊은 프로듀서로 스스로를 소개한다. -
Nervous Tics — Maribou State, Holly Walker
장르: Electronic, Downtempo | 국가: UK | 연도: 2018
온갖 뉴스에 무자비하게 노출되어 낮은 수준의 불안감을 가지게 된 현대인들을 이야기하며, 아무리 마음을 가다듬는 호흡이나 요가 동작을 해도, 인간적인 접촉과 감정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깨달음을 담고 있다. 진짜 경험을 하며 시간을 쓰고자 하는 ybp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릴스처럼 정신 없으면서도 중독적이라 자꾸 듣게 된다. -
Groove Bus — The Rimshots
장르: Funk, Soul | 국가: USA | 연도: 1976
그냥 신나게 들을 수 있는 The Rimshots의 다른 곡. Just groove. -
Summer Vacation — CADEJO
장르: Jazz fusion, Alternative | 국가: South Korea | 연도: 2021
제목처럼 여름 방학 같은 곡이다. 느긋한 분위기와 그루브를 느낄 수 있다. -
Be Sweet — Japanese Breakfast
장르: Indie pop | 국가: USA | 연도: 2021
자존심은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며, 친절하기를 요구하는 용기를 이야기한다. Be sweet to me baby -
Rainy Runway — KIRINJI
장르: Indie pop, City pop | 국가: Japan | 연도: 2022
2호 cities에서 도쿄 기사를 2편이나 만나 볼 수 있는데, 도쿄에서의 3.4초 같은 3박 4일을 상기할 수 있는 J-Pop 트랙을 넣어보았다. -
Dance Yrself Clean — LCD Soundsystem
장르: Dance-punk, Indie electronic | 국가: USA | 연도: 2010
무려 9분짜리 곡이다. 가까운 관계 속에서의 실망과 그럼에도 춤추며 씻어내려는 몸부림에 관한 곡이다. -
More (Edit) — Helado Negro
장르: Indie electronic, Dream pop | 국가: USA (Ecuadorian-American) | 연도: 2019
멀리 브루클린의 바이닐샵에서 온 선물을 통해 알게 된 아티스트이다. 스페인어로 “검은 아이스크림”이라는 뜻이고, 에콰도르 이민자 2세이다. 그의 음악에는 라틴, 포크와 전자 음악이 섞여 있다. 아, 뉴욕은 참으로 골목만 돌아서도 새로운 콘텐츠가 솟아나는 곳인가. -
I Just Want To Wake Up With You — Helado Negro
장르: Indie electronic | 국가: USA (Ecuadorian-American) | 연도: 2024 -
A2 — Bek Hyunjin
장르: Experimental, Indie | 국가: South Korea | 연도: 2003
백현진은 한국의 음악, 미술, 문학, 영화, 퍼포먼스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을 하는 전방위 예술가이다. A2에서는 간단한 전자음들의 반복에 집중해 듣다보면 때로는 마음이 비워지기도 때로는 되려 생각이 복잡해지기도 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팝업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아 제외했지만 ‘모과’ 라는 곡도 추천한다. 한국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
East Side Medley: Autumn in NY — George Russell & His Orchestra
장르: Jazz, Big band | 국가: USA | 연도: 1959
Rainy Day in New York 영화가 생각하는 재즈 트랙. -
Manhattan — George Russell & His Orchestra
장르: Jazz, Big band | 국가: USA | 연도: 1959 -
Hide Out — Sultan of the Disco
장르: Indie pop | 국가: South Korea | 연도: 2017
상처 받은 이의 음악. 우리 모두 더 단단한 사랑을 하게 되는 날을 위하여. -
Break — Beenzino
장르: Hip hop | 국가: South Korea | 연도: 2012
‘내가 서울을 사랑하는 이유’에 소개된 곡이다. 아 사실 다 깨 깨 깨버리고 싶다. -
Psychedelic Mango Vision — Pond
장르: Psychedelic rock | 국가: Australia | 연도: 2025
이 세계에서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고 싶을때 듣기 좋은 음악. 그렇게 듣다 맹고 비전~ 후렴구에 중독되고야 말았다. -
Chow Chow — DELISPICE
장르: Indie rock | 국가: South Korea | 연도: 1997
델리스파이스는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인디 록 밴드이다. Chow Chow는 데뷔 앨범에 실린 곡인데,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시작하는 가사의 곡을 다들 한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 같다. -
Big Bird — HYUKOH
장르: Indie rock | 국가: South Korea | 연도: 2014
또다른 대한민국의 대표 밴드 혁오의 곡이다. 바쁜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 불안, 삶은 잘 살아내고 싶은 욕심과 허무감이 모두 짦은 가사에 녹아들어 있다.